
핵심 요약
그 돈만 포기하면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자로 매매목적물·가격·중도금 지급 방법을 정하고 돈을 보냈다면 계약서가 없어도 매매계약이 성립할 수 있고, 이때 기준은 송금한 가계약금이 아니라 약정한 계약금 전체입니다. 반대로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고 '해약금으로 한다'는 약정도 없다면 가계약금은 증거금이어서 전액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송금 전에 '증거금, 본계약 별도 체결, 사유 불문 전액 반환'을 문자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계약서를 쓰지 않았으면 아직 계약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계약서가 없어도 매매계약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민법에는 '가계약'이라는 말이 없어서, 법원은 주고받은 문자와 당시 사정을 보고 판단합니다. 출발점인 민법 제563조는 한쪽이 재산권을 넘기기로 하고 상대방이 대금을 주기로 약정하면 매매의 효력이 생긴다고 정할 뿐, 계약서 작성이나 날인을 요건으로 두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5다39594 판결(2006년 11월 선고)은 가계약 당시 다음 세 가지가 정해졌다면, 잔금일이 비어 있고 정식 계약서가 없어도 매매계약이 성립했다고 봤습니다.
- 매매목적물: '○○아파트 101동 1203호'처럼 사고파는 물건
- 매매대금: 얼마에 사는지
- 중도금 지급 방법: 중도금을 어떻게 낼지
대법원 2022다225767 판결(2022년 7월 선고)은 모든 사항이 아니라 본질적·중요 사항만 합의하면 계약이 성립하고, 예외는 '본계약을 따로 맺겠다'는 뜻이 분명한 경우 같은 특별한 사정이라고 했습니다. 본계약을 따로 맺겠다는 뜻이 문자에 없으면 단순한 '찜'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계약이 성립하면 걸린 돈은 가계약금뿐인가요?
아닙니다. 기준은 보낸 가계약금이 아니라 약정한 계약금 전체입니다. 계약금은 보통 매매가의 10%로, 10억 원 아파트라면 1억 원입니다. 계약이 성립하면 가계약금도 해약금으로 추정되어, 민법 제565조 제1항에 따라 다음과 같이 해제할 수 있습니다.
- 매수인: 낸 계약금을 포기
- 매도인: 받은 계약금의 두 배를 상환(배액상환)
- 시한: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예: 중도금 지급 전)
이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2005다39594 판결은 매수인이 중도금 대신 채권을 넘기기로 한 것만으로도 이행 착수로 보아 매도인의 해약금 해제를 막았습니다.
계약금 일부만 오간 경우는 더 주의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4다231378 판결(2015년 4월 선고)은 계약금 일부만 받은 매도인이 해제할 때도 기준은 실제로 받은 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라고 봤습니다. 받은 돈이 적으면 계약의 구속력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07다73611 판결(2008년 3월 선고)은 계약금을 다 내기 전에는 해약금 해제권이 생기지 않아 어느 쪽도 마음대로 해제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10억 원 아파트에 가계약금 1,000만 원을 보냈다면 어떻게 되나요?
문자에 무엇이 합의됐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동·호수, 가격 10억 원, 계약금 1억 원, 중도금·잔금일을 문자로 정하고 1,000만 원을 보낸 경우입니다.
- 매도인이 2,000만 원만 돌려주려는 경우: 기준이 약정 계약금 1억 원이므로 받은 돈의 두 배로는 해제할 수 없습니다. 정확히 얼마를 돌려줘야 하는지는 사안마다 따져 봐야 합니다.
- 매수인이 1,000만 원을 포기하려는 경우: 마음대로 해제하기 어렵고, 매도인이 나머지 계약금 9,000만 원이나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어 손실이 1,000만 원에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가격 흥정 중 500만 원을 보낸 경우: 핵심인 가격이 정해지지 않아 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해약금 약정이 없다면 마음이 바뀌어도 전액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의 근거는 전월세 가계약금 사건인 대법원 2022다247187 판결(2022년 9월 선고)입니다. '해약금으로 한다'는 명시적 약정이 없으면 가계약금은 계약할 뜻을 보여주는 증거금일 뿐이어서, 단순변심으로 계약이 깨져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상대가 돌려주지 않으면 민법 제741조에 따라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본계약이 안 되면 돌려주지 않는다'는 특약을 남겼다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위약금을 따로 정했다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지나치게 크면 법원이 줄일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계약이 깨지는 일은 실제로 얼마나 있나요?
드물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국회 황희 의원실에 제출해 2026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보도된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 265만 9,444건 중 14만 202건이 해제됐습니다. 서울 해제율은 2021년 3.41%에서 2025년 7.66%로 2.2배 넘게 올랐습니다. 해제된 계약 전체의 숫자이지만, 계약금을 누가 떠안느냐가 흔한 문제라는 뜻입니다.
국토부는 계약금 흐름도 봅니다. 2023년 7월 발표한 '집값 띄우기' 조사에서는 해제 거래 등 1,086건 중 541건을 법령 위반 의심으로 찾으면서 계약서 존재와 계약금 수수를 핵심으로 확인했습니다. 2025년 10월 중간점검에서는 서울 의심 거래 425건을 조사해 8건을 경찰에 수사의뢰했고, 매수인 사정으로 해제됐는데 매도인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준 사례를 이례적이라고 짚었습니다.
실무에서는 두 가지를 짚습니다. 해약금 원칙이 단속 기준으로도 쓰이므로, 정당한 이유로 돈을 돌려받는다면 그 이유가 문자로 남아 있어야 나중에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 집주인이 증거금 문구를 써 주지 않는다면 그 돈을 계약금으로 보겠다는 신호로 읽고, 조건을 모두 확정할지 송금을 미룰지 먼저 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송금 전에 무엇을 해야 하나요?
송금 전에 돈의 성격부터 문자로 정합니다.
- 아직 고민 중인 집: "이 돈은 매물을 잡아 두는 증거금이며, 본계약은 별도로 체결하고,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사유와 관계없이 전액 돌려준다"는 문구를 문자로 받습니다. 가격·잔금일이 미정이면 '협의 중'이라는 사실도 남깁니다.
- 꼭 사고 싶은 집: 목적물·가격·계약금·중도금·잔금일을 확정하고, 해제 기준이 가계약금인지 약정 계약금인지와 "대출 심사가 부결되면 전액 반환" 같은 반환 조건을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 불리한 문구 확인: 중개사가 보낸 '파기 시 환불 불가' 문구에는 바로 동의하지 말고 수정을 요청한 뒤 송금합니다.
- 송금 방법: 매도인 본인 명의 계좌로 보내고, 메모에 '가계약금(반환조건부)'처럼 남깁니다.
- 사전 확인: 등기부등본으로 소유자와 근저당을, 토지이음·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여부를 확인합니다. 허가구역이면 허가부터 받고, 허가 전에 돈을 준다면 '불허가 시 전액 반환'을 적습니다.
- 계약 후 신고: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안에 실거래가를 신고하고, 해제되면 해제 확정일부터 30일 안에 해제 신고를 합니다. 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 대상이며, 계약일이 가계약금 지급일로 잡힐 수 있으니 그날부터 세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미 가계약금을 보냈는데 상황이 애매하다면 문자 내역을 정리해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 목적물·가격·중도금을 정하고 돈을 보냈다면 계약서가 없어도 계약입니다.
- 계약이 성립하면 걸린 돈은 송금액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 전체입니다.
- 송금 전 '증거금, 본계약 별도, 사유 불문 전액 반환'을 문자로 남기세요.
본 글은 2026년 10월 현행 제도와 세법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 상황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계약금 송금 전 확인할 것
- 01'증거금이며 사유 불문 전액 반환'이라는 문구를 문자로 받았는가
- 02본계약을 별도로 체결한다는 뜻을 문자에 남겼는가
- 03'파기 시 환불 불가' 문구에 바로 동의하지 않았는가
- 04매도인 본인 명의 계좌로, 반환조건부 메모를 남겨 송금하는가
- 05등기부등본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여부를 확인했는가